데이터 사이언스, 이공계의 갈림길에서 찾은 나의 답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찾은 나만의 꿈

미국대학교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열심히 공부하는 데이터 사이언스학과 전공 한국인 학생들의 모습

나는 고등학교 시절 큰 고민 없이 이과를 선택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이공계 전망이 밝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나 스스로도 특별히 거부감이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막상 수학과 과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면서도, 수많은 이공계 학과 중 어떤 길이 나에게 맞을지 쉽게 결정하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특정 과목 하나만 깊게 파고들다 흥미를 잃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었다. 둘째는 그때가 되면 새로운 길을 찾기엔 이미 늦은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이 고민은 꽤 오랜 시간 나를 따라다녔다. 그러던 중 영재학급에서 진행했던 연구 경험이 내 시야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나는 그때 SIR 모델을 활용해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말라리아 확산을 예측하는 주제로 논문을 작성했다. 단순히 수학 공식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염병 확산이라는 실제 사회 문제를 수학적 모델로 분석해보는 과정은 나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매개변수 값을 바꿀 때마다 곡선이 달라지고, 그 결과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될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인 의미로 이어질 때 강렬한 몰입을 느꼈다. 특정 과목의 지식을 깊게 파는 것보다 수학적 방법론과 과학적 원리를 엮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발견한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융합’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고, 이공계 전공 가운데 융합적 특성을 지닌 학문을 찾기 시작했다.

그 답은 데이터 사이언스였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다양한 데이터 속에서 과학적 방법과 알고리즘, 시스템을 활용해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학문이다. 무엇보다 수학·컴퓨터공학·통계학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전공이라는 점이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수학 문제를 풀 때 느끼는 논리적 쾌감, 코딩을 통해 프로그램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 확률과 통계를 활용해 데이터를 해석하며 얻게 되는 통찰이 모두 이 안에 녹아 있었다. 좋아하는 과목이 제각각 흩어져 있던 내가 데이터 사이언스를 만났을 때, 그것들이 한 줄기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공부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즐거움이 두세 배로 확장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나를 완전히 확신하게 만든 계기는 따로 있었다. 언젠가 F1 레이스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으면서였다. F1은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스포츠가 아니다. 레이스 중 차량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텔레메트리 데이터와 전략적 의사결정이 승패를 좌우한다. 이렇게 치열하고 복잡한 레이스에서 레이스 엔지니어는 차량의 속도, 타이어 마모, 연료 소모, 엔진 온도와 같은 수치들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수학적 모델링,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적 사고가 모두 요구된다.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데이터로 최적의 전략을 결정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루는 데 데이터 사이언스만큼 적합한 전공은 없다는 확신이 찾아왔다.

지금 나는 대학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전공하며 첫 학기를 보내고 있다. 아직 1학년이라 기초적인 통계, 미적분, 그리고 컴퓨터 과목을 배우고 있는데 매일의 수업에서 배움의 즐거움이 있다. 과제를 하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질문하고 모르는 것을 메우는 그 과정에서 작은 성취들을 쌓아가는 경험은 나에게 딱 맞는 길을 선택했다는 확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앞으로는 데이터 분석, 기계학습, 알고리즘 같은 더 심화된 과목들을 배우게 될 것이고, 그 배움이 나의 꿈과 어떻게 이어질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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