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 부상이란? – 운동선수들의 악몽
운동선수들이 빠르게 질주하다가 갑자기 멈추는 순간, 허벅지 뒤쪽에서 ‘뚝!’ 하고 뭔가 끊기는 느낌이 든다. 이 부상은 단순한 통증으로 끝나지 않는다. 몇 주에서 몇 달간의 재활, 경기감각 저하, 재발에 대한 공포까지 운동선수의 일상 자체를 무너뜨려버린다. 운동경기 시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햄스트링”이라는 근육, 운동선수들에게는 ‘악몽’이라 불릴만큼 치명적이다.
햄스트링은 대퇴부 뒤쪽에 위치한 3개의 근육군(반건양근, 반막양근, 대퇴이두근)을 의미한다. 이 근육들은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를 펴주는 역할을 하며, 특히 단거리 질주, 방향전환, 점프 동작과 같은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할 때 핵심적인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이다. 문제는 이 근육이 빠른 움직임 중 과도하게 수축 혹은 이완되거나 강한 힘이 가해지면 쉽게 손상된다는 점이다.
특히 햄스트링 부상은 부상 이후에도 쉽게 낫지 않고 재발률이 30%이상에 육박할 만큼 완치가 어려운 부위로 잘 알려져 있다. 갑작스럽게 찢어지는 파열형부터 미세하게 손상이 누적되는 과사용성 부상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이로 인해 단순한 ‘근육 통증’이 아닌, 선수 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한국 프로야구 리그 KBO에서는 2025시즌 수많은 선수들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하차 혹은 재활치료를 받으며 벤치에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재활 후에도 부상 전 퍼포먼스를 되찾지 못하여 슬럼프를 겪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처럼 햄스트링 부상은 단순한 신체 손상이 아닌, 운동선수에게 심리적/경기력적으로 충격을 동시에 안겨주는 복합적인 부상으로 인식되곤 한다.
왜 이렇게 자주 다칠까? – 최근 급증하는 햄스트링 부상 사례들
프로야구 팬이라면 ‘햄스트링 부상’이라는 말에 익숙할 것이다. 실체로 최근 몇 년간 KBO리그에서는 햄스트링 손상으로 이탈하는 선수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어김없이 올해도 찾아온 그 부상의 중심엔 올해 기아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가 있다.
기아 타이거즈는 2025시즌 팀의 주축선수 중 한명인 김도영이 3월 22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Grade 1 수준으로 다치게 되었다. 김도영의 부재로 인하여 팀의 부진은 계속 되었지만 4주동안 재활을 마친 김도영은 4월 25일 다시 리그로 복귀하게 되었다. 하지만 5월 27일 도루를 하던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을 Grade 2 수준으로 손상되어 또 다시 결장하게 되었다. 김도영의 두번째 부상은 기아 타이거즈에게 악재로 다가오게 되었으며 팀의 부진에 큰 이바지를 하게 되었다.
또한 NC 다이노스도 햄스트링 부상을 피해가지 못하였다. 4월 초 팀의 베테랑 외야수인 박건우는 내야 안타를 치고 전력질주를 하던 도중 햄스트링 주변 부종 및 근경직 증세를 보이며 교체됐다. 초기 진료 후 부종이 가라앉을 때까지 추가 검진을 연기할 만큼 상태가 좋지 못했고, 4월 30일 경기에 1군에 복귀하게 되었다. NC의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도 5월 11일 잠실 더블헤더 경기를 진행하던 도중 2루까지 주루를 하는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근경직을 호소했다. 즉각 아이싱 치료를 받았으나 부상 정도가 단순한 뻐근함 이상의 문제로 인지되어 1군에서 제외되었다. 마지막으로 NC 다이노스의 박민우는 5월 10일 경기때 수비를 하던 도중 왼쪽 햄스트링에 근경련이 오게되어 코치진에게 업히며 벤치로 가게되었다. 이러한 부상들로 인하여 NC 다이노스 또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햄스트링 부상은 단순한 통증을 넘어 수비, 주루에 큰 제약이 걸리게 되어 팀 전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빠른 주루와 민첩한 수비가 요구되는 내야수 및 외야수 포지션에서는 햄스트링이 그야말로 ‘약점’이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처럼 작용하고 있다.
특정 종목만의 문제일까? – 종목 불문, 공통된 위험 신호
햄스트링 부상은 야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5 현재, KBO리그 뿐 아니라 K리그, V리그, 육상 경기장, 심지어 올림픽을 준비중인 국가대표 캠프까지, 스포츠 종목을 가리지 않고 햄스트링 부상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 부상의 원인은 제각각인 듯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공통된 ‘위험 신호’가 숨어있다.
올해 K리그에선 수원FC의 간판 윙어가 전반전 종료 직전 갑작스럽게 허벅지를 부여잡으며 쓰러졌고, 이후 정밀 검진에서 좌측 햄스트링 2도 파열로 진단받아 6~8주의 재활에 돌입하게 되었다. 또한 V리그에서는 한국전력의 핵심 리베로가 훈련 중 방향전환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하여 개막 직전 시즌 이탈이 확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종목과는 무관하게 반복되는 햄스트링 부상은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을 그 공통된 배경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지적한다.
- 짧은 시즌 오프기간과 과중한 일정
- 충분하지 않은 회복 루틴
- 비과학적인 웨이트 중심 훈련 방식
- 훈련 혹은 경기도중 갑작스러운 방향전환
특히 한국 스포츠계에서는 ‘훈련량=성실함’이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있어 무리한 훈련 강도를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하여 선수들이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근육 피로를 안고 경기를 뛰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피로가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으로 터지게 되는 것이다.
햄스트링 부상은 어느 한 종목, 어느 한 구단, 어느 한 코치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스포츠 전반에 걸쳐 퍼진 고질적 구조와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는 곧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뜻한다.
전문가의 시선 – 햄스트링 부상이 말해주는 경고
햄스트링 부상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단순한 ‘근육 피로’ 이상의 구조적인 문제가 숨어져있다. 국내외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지금의 트레이닝 환경과 부상 관리 시스템이 선수들에게 근본적인 회복과 예방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삼성 라이온즈 필드지원 닥터를 맡고 있는 김두한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야구는 정적인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요구하는 종목”이라며, 햄스트링 부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신체적 환경을 지적했다. 특히 과거 부상 경력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선수일수록 재부상 확률이 높아지며, 재활 이후 충분한 회복 없이 복귀할 경우 복귀 3주 만에 같은 부위를 다시 다치는 사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발률이 15%에서 많게는 60%까지 높게 나타난다”며, 훈련 부하를 체계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외 전문가들 역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미국의 정형외과 전문의 하워드 럭스 박사는 햄스트링 부상의 주요 요인으로 과거 부상 이력, 고관절 유연성 저하, 무릎 굽힘 근력 약화, 그리고 편심성 근력 부족을 꼽았다. 그는 특히 손상 부위가 골반에 가까울수록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재발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연성과 근력의 과학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웨일스 대표팀 피지컬 코치를 지낸 레이몬드 페르하이옌은 리버풀의 사례를 언급하며, 현대 스포츠에서 훈련 방식이 여전히 구식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과도한 훈련은 피로 누적을 유발하고, 뇌에서 근육으로 가는 반응 속도를 늦춰 결과적으로 부상을 초래한다”며, 과학적 훈련 설계와 충분한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 인식은 주요 해외 리그들의 대응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유럽 축구계는 노르딕 햄스트링 컬 등 예방 훈련을 정기적으로 도입해 햄스트링 부상을 최대 60%까지 줄였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예방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햄스트링 부상은 에방 가능하며,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뿐 아니라 구단 차원의 과학적 관리 체계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훈련량에만 집중한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회복과 예방을 중심으로 한 트레이닝 문화로의 전환이 한국 스포츠계 전반에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