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틱톡을 한다: Loewe의 Real or Fake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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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ewe

You heard him, we’ve been doing it right since 1846. @Grace Williams #LOE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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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는 절대 틱톡을 하지 않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업계에서 이런 말은 당연하게 들렸다. 고급스러움과 격식을 중시하는 명품 브랜드가 빠른 트렌드와 유머 코드가 지배하는 플랫폼에 어울릴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Z세대와 알파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럭셔리 브랜드는 더 이상 틱톡을 외면할 수 없다. 그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스페인의 럭셔리 하우스, 로에베(Loewe)다.

로에베는 전통적인 럭셔리 마케팅의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틱톡에서 밈과 유머, 챌린지 포맷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젊은 세대와의 거리를 좁혔다. 특히 “Real or Fake(진짜 혹은 가짜)” 형식의 콘텐츠는 소비자가 직접 정품과 가품을 구분하며 참여할 수 있게 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단순히 브랜드를 ‘보는 것’에서 나아가 ‘브랜드와 놀고, 함께 만드는 경험’을 설계한 것이다.

럭셔리, 틱톡이라는 낯선 무대에 서다

틱톡은 속도가 빠르고, 사용자 주도적인 특성이 강하다. 반면 명품 브랜드는 오래도록 완벽하게 세공된 이미지와 통제를 중시해왔다. 두 세계가 만나기 어려워 보였지만, 로에베는 이 간극을 기회로 바꿨다. Vogue Business에 따르면 로에베는 2022년 이후 팔로워 약 180만 명, 좋아요 1,93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럭셔리 브랜드 중 틱톡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계정으로 꼽힌다. 찰리 스미스(Charlie Smith) 로에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형적인 럭셔리 브랜드 태도를 버리고, 더 재미있고 플랫폼 친화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쪽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틱톡의 놀이 문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젊은 세대와의 연결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판단은 옳았다. 로에베의 콘텐츠는 ‘고급스러움’만을 고집하지 않고, 유머러스하면서도 기발한 접근으로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Real or Fake’… 참여를 유도하는 새 방식

로에베가 활용한 “Real or Fake” 포맷은 제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구분하는 방식의 콘텐츠다. 영상 속에서 제품 디테일을 보여주고, 시청자가 댓글이나 듀엣, 스티치 기능을 이용해 “이건 진짜다” 혹은 “가짜다”를 맞히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단순히 ‘광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주체’로 전환된다. 또한 브랜드가 강조하는 로고 각인, 봉제선, 소재 같은 디테일에 집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자산이 학습된다. 실제로 인스타그램과 틱톡에는 “Real vs Fake – Loewe Edition”이라는 제목의 콘텐츠가 올라와 사용자들이 정품 여부를 추측하고 토론하는 사례가 공유됐다. 소비자들은 재미로 참여하면서도, 동시에 정품과 가품을 구별하는 안목을 쌓게 된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다만 이 포맷은 리스크도 안고 있다. 지나치게 가짜 제품과 비교를 강조하면, 브랜드가 끊임없이 복제품 논란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로에베가 참여와 확산의 장점을 취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정체성과 균형을 맞추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밈과 유머로 젊은 세대와 연결하다

로에베의 틱톡 전략은 챌린지 포맷 하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브랜드는 밈과 유머를 활용해 명품도 유머러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이힐을 흔드는 장면에 “heels twerk better than you(힐이 너보다 더 잘 흔든다)”라는 유머러스한 자막을 붙이거나, 브랜드 이름을 일부러 틀리게 발음해 농담을 던지는 영상이 대표적이다. 이런 콘텐츠는 전형적인 명품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신 틱톡이라는 놀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사용자들이 로에베도 우리랑 같이 논다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 FashionUnited는 로에베가 바이럴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로 “인터넷 밈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을 꼽았다. 실제로 로에베는 토마토 밈을 가죽 액세서리와 연결해 영상화하며 큰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로에베가 보여준 럭셔리 마케팅의 미래

로에베의 틱톡 전략은 단기간 성과를 넘어, 명품 브랜드가 소셜 미디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명품 마케팅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배타적 분위기를 유지하며 소비자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로에베는 참여, 유머, 놀이를 통해 오히려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면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로에베의 시도가 다른 명품 브랜드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Z세대와 알파세대는 단순히 광고를 보고 소비하는 세대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브랜드를 자기 식으로 재해석하는 세대다. 따라서 앞으로 럭셔리 브랜드가 젊은 세대와 접점을 유지하려면, 로에베처럼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몇 년 전만 해도 “명품은 틱톡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당연했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로에베의 사례는 명품 브랜드도 틱톡이라는 무대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Real or Fake’ 콘텐츠는 그중 하나의 실험일 뿐이지만, 소비자 참여를 통해 브랜드 신뢰와 충성도를 동시에 강화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럭셔리 브랜드가 고급스러움만으로는 더 이상 세대를 사로잡을 수 없는 시대다. 이제는 명품도 틱톡을 한다. 그리고 로에베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증명한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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