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학교류 타임즈> 칼럼 '물음표'는 여러 주제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코너입니다.
며칠 전 한 건물 유리문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공간은 360도인데 왜! 한 곳만 고수하는가?”
자하 하디드의 말이었다. 건축가인 그녀는, 공간에 대해 사고할 때조차 ‘한 방향성’에 매몰된 인간의 습관을 경계했다. 그 말은 단지 건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우리의 삶, 사고, 교육, 관계 모든 것에 던질 수 있는 물음처럼 느껴졌다.
왜 우리는 새로운 방향을 두려워할까? 왜 이미 있는 길을 벗어나는 것을 망설일까? 나아가는 것보다 머무는 게 안전해서? 아니면, 다르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익숙한 정답에 길들여진 채, 모퉁이를 돌아보는 일을 낭비라 여겼기 때문일까. 그렇게 우리는 수많은 가능성의 방향을 등진 채 살아간다.
하지만 방향을 바꾸는 건 결코 도망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있는 자리에서 질문을 던지는 일이고, 새로운 가능성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다. 똑같은 공간도 시선을 바꾸면 전혀 다른 풍경이 된다. 때로는 반대로 걸어야만 보이는 것이 있고, 멈춰서야 들리는 소리도 있다. 360도란 어쩌면, 그렇게 세상을 다르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의 반경인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방향감각이다. 하나의 길이 아니라, 수많은 방향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감각. 공간이 그렇듯, 인생도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누가 정해준 길이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짜 ‘공간’을 사는 방법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