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인내의 기술이 사라진 시대

<국제대학교류 타임즈> 칼럼 '물음표'는 여러 주제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코너입니다.

고조선의 단군신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원 이야기이다. 환웅은 하늘에서 내려와 곰과 호랑이를 만나고, 그중 곰은 100일 동안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으며 인간이 되기를 바랐다. 결국 곰은 여인이 되어 환웅과 결혼해 단군을 낳았고, 이것이 우리 민족의 첫 시작이라는 설화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신화가 아니다. 그것은 인내와 기다림을 미덕으로 삼던 사회의 정신적 기원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 모든 것이 빨라지고 즉각적인 만족이 강조되는 사회가 되었다. 기다림은 불편함으로, 인내는 비효율로 여겨진다. 빠르게 바뀌는 세상 속에서 느림의 가치는 설 자리를 잃었다.

현대 한국 사회는 속도의 사회이다. 인터넷 쇼핑의 배송 속도가 몇 시간만 늦어도 사람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영상 스트리밍이 단 몇 초만 끊겨도 쉽게 짜증을 내곤 한다. 더 빠르게, 더 즉각적으로 만족을 얻지 못하면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이 빠른 것만을 추구하는 문화는 일상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와 일, 더 나아가 삶의 태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 곰 이야기를 반추해보면, 그 이야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우리가 빠르게 살아가며 놓치고 있는 진짜 가치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는 속도와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잃어버린, 기다림이 주는 성장과 성찰의 의미를 다시 떠올려보아야 할 때이다.

속도는 편리함을 위한 것이었겠지만, 그 끝에 남는 것은 오히려 공허함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느리게 걷고, 천천히 바라보며,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 곰이 인내의 시간을 지나며 인간이 되었듯이, 우리도 조금은 더 천천히 견디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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