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 |작품 감상, 설명, 코리아 판타지, 천지인, 해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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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 |작품 감상, 설명, 코리아 판타지, 천지인, 해금강
천지인

박대성 화백을 아시나요? 박대성 화가는 한국의 수묵화 거장으로, 1945년 경상북도 청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작품을 실제로 마주하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대형 화면에 한국 산수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면서도, 단순한 묘사를 넘어선 자신의 해석과 독창적인 시선을 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그가 실경을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실경산수보단 실경을 바탕으로 작가의 감상을 더하는 진경산수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주 솔거미술관에 전시된 <코리아 판타지>는 가로 12m, 세로 5m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의 작품입니다.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 |작품 감상, 설명, 코리아 판타지, 천지인, 해금강
코리아 판타지

그의 그림은 보자마자 관람자를 압도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섬세한 붓질과 다양한 한국적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작품 왼쪽에는 한라산의 백록담, 중앙에는 반구대 암각화, 오른쪽에는 금강산과 백두산 천지를 한폭에 그려 넣었습니다. 또한 하단에는 광개토대왕비와 단군의 형상 사이로 신라 유물, 나전칠기와 하회탈 등 전통요소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과 벽화, 유물 등 다양한 소재들이 ‘먹’을 매체로 하여 통일적인 비주얼로 융합됩니다.

저는 특히 작품의 중앙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요, 얼핏 보면 하나의 절벽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구대 암각화를 바탕으로 고구려 고분 벽화의 무용총, 수렵도, 현무와 주작 등 여러 이미지의 콜라주가 산수 아래 인간세상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 |작품 감상, 설명, 코리아 판타지, 천지인, 해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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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그림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 |작품 감상, 설명, 코리아 판타지, 천지인, 해금강
해금강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의 시선 밖에서 자연을 그려내기 때문입니다. 그 특징은 <천지인>과 <해금강>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의 스타일이 부감법(관찰자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듯한 회화기법)으로 해설되지만, 전통적인 부감법 이미지보단 마치 새가 비행하며 세상을 내려다본 느낌이 듭니다. 먹이라는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과감한 왜곡을 더한 색다른 구도는 그의 그림을 세련되게 만들뿐만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자연 속을 누비는 듯한 역동적인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여백의 미, 비움으로써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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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설경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 |작품 감상, 설명, 코리아 판타지, 천지인, 해금강
한라산

그의 그림은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숨이 트이는 듯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비움으로써 강조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채우지 않음으로써 눈과 폭포를 표현하고 산수에 초점을 맞춥니다. 과감한 생략이 만든 여백은 갇혀 있지 않는 자연의 특성과 원근감을 드러냅니다.

“없는 왼손이 오늘날 나를 만들었다”

박대성 화백은 6·25 전쟁 직전 무장공비의 습격으로 4살에 아버지와 왼팔을 잃는 큰 비극을 겪었습니다. 어릴적 운동회에서 달리기 시합을 할 때 ‘팔병신이 1등을 한다’는 말이 상처가 되었다고 회상합니다. 23살에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입선하였지만 비전공자로서 숱한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한 미술화단은 ‘병신이 소발에 쥐잡듯 했다’라며 그의 노력을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왼손 없는 중졸 화가’라는 이유로 많은 비난과 의심을 받아왔지만 끝내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를 악물고 노력한 끝에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8년 연속 입선이라는 성과를 이루었고 호암갤러리의 최초 전속 작가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는 많은 시련을 겪었음에도 그것이 자신의 운명이었다고 말합니다.

그가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림을 그려낼 수 있던 것이 아닐까요? 힘든 시절을 견뎌낸 경험이 그가 거장이 되는데 밑거름이 된 것 아닐까요?

작품 자체만으로도 뛰어나게 아름답지만 평생을 그림에 헌신하며 살아온 그의 삶을 이해하는 순간 그 경이로움이 배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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