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스탑이란?
피트스탑이란, 모터스포츠에서 레이스 도중 레이스카의 연료 보급, 타이어 교체, 수리, 기계 조정, 드라이버 교체, 또는 페널티 수행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F1의 경우, 주로 타이어를 교체하고 손상된 부품을 수리 및 교체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피트스탑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레이스카의 성능을 좋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레이스 중 레이스카의 성능은 기상 변화, 기계적 문제로 인한 차량 밸런스 저하, 다른 레이스카 혹은 트랙의 구조물과의 경미한 충돌 같은 여러 변수들에 영향을 받는다. 레이스카의 성능이 저하되면 평균적으로 50~70랩을 돌아야하는 레이스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랩타임이 느려지고 이는 결국 경쟁자들에게 추월을 허용하게 될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좋은 랩타임을 위해 마모된 타이어, 손상된 프론트윙 등을 교체하여 레이스카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둘째는 전략적인 이유이다. 드라이버 포지션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레이스에서 뒤쳐져있더라도, 피트스탑 타이밍을 잘 조절하면 앞차를 언더컷(undercut) 하거나, 오버컷(overcut) 하여 추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반대로 앞 포지션에 위치할지라도 피트스탑 타이밍이 어긋나거나 피트스탑에서 많은 시간을 소요할 경우 몇 계단이나 추락할 수 있다. 이처럼 피트스탑은 경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이다.
F1(Fomula 1)의 피트스탑은 레이스 엔지니어가 드라이버에게 타이어 교체 시점을 알리면, 개러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피트 크루들이 교체할 타이어 혹은 부품들을 들고 각자의 포지션에 맞는 자리에서 레이스카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이후 피트 레인을 따라 차가 들어오면, 우선 드라이버는 지정된 피트 위치에 정확히 카를 정차시켜야한다. 드라이버가 지정된 위치에 진입하면, 건맨은 임팩트 건을 휠 너트에 끼워 넣는다. 동시에 프론트와 리어 잭맨은 프론트 윙 아래와 기어박스 아래로 잭을 밀어 넣고 차를 살짝 들어 올린다. 타이어 교환수는 임팩트 건이 돌아가는 시간에 맞춰 타이어를 붙잡고 빼내며, 이어서 새 타이어 교환수가 새 타이어를 끼워 넣음과 동시에 건맨이 바로 임팩트 건을 집어 넣고 휠 너트를 조인다. 완벽하게 조여졌다면 건맨은 손을 타이어 위로 치켜 올려 교환이 완료되었음을 알려주고, 잭맨은 끼워넣었던 잭을 빼, 띄워 놓았던 차를 다시 지상으로 돌려놓으며, 롤리팝 맨이 지나가는 차가 없는지, 타이어 교환은 완전히 이루어졌는지 확인한 다음, 차량의 출발을 알리는 녹색 신호등을 켜는 것으로 피트 워크는 종료된다.
피트 워크 시간은 차가 완전히 멈춘 후, 잭맨이 차를 들어 올리는 시점부터 다시 내릴 때까지를 기준으로 계측된다. 글로 풀어놓으면 매우 길고 오래 걸리는 과정처럼 느껴지지만, F1 팀들은 이 모든 과정들을 빠르면 1초 후반 대, 느리면 3초대로 완수한다. 2019년 브라질 GP에서 레드불이 1.92초를 기록하였으며, 2023년 카타르 GP에서는 맥라렌이 무려 1.80초를 기록했다.
최적의 피트스탑 타이밍을 찾는 방법
정답은 데이터에 있다.
포뮬러 원(F1)에서 피트스탑은 단순히 타이어를 교체하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전략의 중심이며, 종종 승부의 분수령이 된다. 특히 1~2초대라는 짧은 시간 안에 드라이버의 순위가 바뀌고, 시즌 전체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F1 팀들은 단 한 번의 피트스탑 타이밍을 결정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
현대 F1 팀들은 경기 주말 동안 약 10만 개 이상의 전략 시뮬레이션을 실행한다. 이 시뮬레이션은 금요일과 토요일 프랙티스 세션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성되며, 트랙 온도, 타이어 마모 속도, 연료 소모량, 바람 방향, 세이프티카 발생 가능성 등 수많은 요소들이 변수로 입력된다. 레이스 당일에는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텔레메트리 데이터와 랩타임, 타이어 상태, 트래픽 상황 등이 이 시뮬레이션에 반영되면서 전략은 계속해서 업데이트된다. 이를 통해 레이스 엔지니어는 “지금 들어가야 유리한가?”, “언더컷을 시도하면 추월 확률은?”, “경쟁 팀이 다음 랩에 반응할 가능성은?”과 같은 질문에 명확한 수치 기반의 답을 얻게 된다.
여기에 더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은 전략 분석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드라이버별 타이어 성능 저하 패턴, 세이프티카 발생 시나리오, 경쟁 팀의 과거 전략 반응, 날씨 변화 등 복잡한 요소들을 학습하고 분석한다. 실제로 많은 F1 팀들은 XGBoost나 LightGBM 같은 고성능 트리 기반 모델을 활용해 타이어 마모 곡선 예측이나 언더컷 성공률 산출에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빠르고 정확하며 실시간 전략 판단에 적합하다. 또한 Bayesian Optimization 알고리즘은 타이어 수명과 언더컷 효과 같은 상충되는 요소 간의 최적 균형점을 찾아주는 데 사용되며, DNN(Deep Neural Network)은 다양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복잡한 레이스 시나리오를 구조화한다. 여기에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은 경기 중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 따라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제공한다. 이처럼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이 조합되어 사용되며, 대부분의 팀들은 레이스가 끝난 후 예측 정확도를 분석하고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재훈련시킨다.
시뮬레이션과 머신러닝으로부터 도출된 전략은 전략 센터와 피트월에서 실시간으로 해석되어 레이스 엔지니어에게 전달된다. 엔지니어는 데이터 기반 판단을 바탕으로 드라이버에게 피트 인 타이밍을 지시하고, 경쟁 상황에 따라 전략을 수초 단위로 조정한다. 이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트랙 위 실시간 전략 조정의 핵심 도구로 기능한다.
결국, 오늘날 F1에서 피트스탑은 단순한 교체가 아니라 ‘예측’과 ‘결정’의 집약체다. 가장 똑똑한 알고리즘과 가장 정교한 데이터 분석이, 가장 빠른 드라이버를 완성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피트스탑이라는 찰나의 순간에 집약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