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여파로 간호사 해외 유출 급증
의정 갈등 장기화…간호사들 미국행 급증
간호사 영문 자격증 발급 8.3배 급증…美 NCLEX 응시자도 폭발적 증가
최근 의료계의 의정 갈등 장기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등 해외로 이직을 준비하거나 떠나는 국내 간호사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들의 신규 채용 중단과 고용 불안정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간호사 영문 자격증 발급 5년 사이 8.3배 증가
서울경제신문이 보건의료인 자격증 영문 발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간호사 자격증 발급 건수는 2020년 871건에서 2024년 7232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8.3배 증가한 수치로, 전체 보건의료 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의사의 자격증 발급은 247건에서 590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지만, 증가율 측면에서는 간호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 간호사 시험 NCLEX 응시자 13배 폭증
간호사의 해외 취업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도 눈에 띈다. 미국 간호사 국가시험원에 따르면, NCLEX 응시자 수는 2020년 198명에서 2023년 2600여 명으로 1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이 시험은 국내에서 치를 수 없어 일본, 홍콩, 대만 등으로 이동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응시율이 폭증한 것이다.
“정말 출국까지” 행동 나선 간호사들
업계에 따르면, 단순히 면허를 따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미국 취업을 목표로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출국까지 준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의정 갈등으로 신규 채용 급감…미국행 결정적 계기
대한간호협회가 발표한 ‘신규 간호사 채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급종합병원 44개 기관에서 채용된 신규 간호사는 29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1만 3211명) 대비 78%, 2022년(8906명) 대비 67% 급감한 수치다.
전공의 파업 이후 인력 충원 없이 업무 부담만 가중되자 많은 간호사들이 해외 취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인턴·레지던트 업무까지 떠맡으면서 심리적·육체적 부담이 컸습니다. 낮은 급여와 불투명한 재취업 가능성으로 미국행을 준비 중입니다.”
– NCLEX 시험 준비 중인 4년 차 간호사 A 씨
“병원 동료 10명 중 5명은 NCLEX를 이미 땄거나 준비 중입니다.”
– 2년 차 간호사 B 씨
환율 상승과 미국 정책 변화도 영향
최근 환율 상승과 함께 미국 내 숙련 인력에 대한 비자 승인 속도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정부 출범 가능성도 간호사들의 미국행 가속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트럼프 1기 당시 숙련 인력의 이민은 오히려 신속히 처리됐습니다.
영주권도 예상보다 빠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위스콘신대학교한국대표 권동인
국내 의료 체계 붕괴 우려…근무 조건 개선 시급
간호사들의 대량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의료 체계의 인력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6월부터 시행되는 간호법을 시작으로, 열악한 근무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위스콘신대학교 간호사 되는 법’ 등 미국 내 간호사 취업 경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관련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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