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프로젝트: 인간을 디자인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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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BBC는 인간의 기본 구성 요소를 처음부터 합성하려는 논란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유전 정보를 단순히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 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기존 유전자의 일부를 수정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에서 더 나아가, 인간 유전체 전체를 설계하고 합성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이미지 출처: Pixabay

인간 유전자를 ‘선택’ 할 수 있다면?

게놈은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로, 유전체라고도 한다. 과학자들은 인간 게놈을 디자인할 수 있다면 의학과 보건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유전 질환의 예방이다. 암이나 낭포성 섬유증 같이 특정 유전자 이상으로 발병하는 질환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질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아예 바꿀 수 있게 된다.

거부 반응이 없는 맞춤형 장기도 만들 수 있다. 많은 이식 환자들이 가장 큰 염려는 면역 거부 반응인데, 인간의 유전체 정보를 바코드처럼 읽고, 환자 유전체에 맞춘 세포로 합성 장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노화 자체를 늦추거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노화 관련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 유전체를 조절함으로써, 건강한 노화를 실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어디까지 설계할 수 있을까?

실제로 과거 중국에서는 한 부부가 아이는 자신들과 달리 HIV(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내성을 갖기를 원했고, 이에 따라 연구자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에이즈에 취약한 유전자(CCR5)를 제거한 두 여아를 탄생시켰다. 이 실험은 국제 생명윤리 기준을 위반한 불법 연구로 간주되었고, 연구자는 결국 투옥되었다.

하지만 질병을 막는 수준을 넘어서 외형, 지능, 성격까지 설계할 수 있게 된다면? 눈동자 색, 키, 체형은 물론 감정조절력, 인지력, 학습능력 같은 것들 말이다.
부유한 가정은 기술에 접근해 유전적으로 ‘우수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가정은 자연 그대로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낳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이 시작되어, 유전 정보가 곧 신분을 대변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부의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창조할 권리가 있는가?

인간의 게놈에 대한 접근은 윤리적 논쟁을 피할 수 없다.
유전자를 ‘선택’한다는 것은 곧, ‘어떤 유전자가 우월하고 어떤 유전자가 열등한가’라는 가치 판단을 전제로 한다. 사회의 기준과 시장의 수요에 따라 ‘이상적인 인간상’이 정의되고, 그 기준에 따라 인간이 상품처럼 설계된다면 인간의 존엄성은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인간을 합성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본능적인 거부감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설계된 인간이 살아가며 혹은 후대에 어떤 기형이나 유전적 부작용을 가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또한 부모의 바람대로 유전자가 조작된 아이가 과연 그 부모의 진짜 자식이라고 할 수 있는지, 그 아이는 온전히 자기 자신인지에 대한 회의도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암이나 유전병을 겪는 이들을 생각해보자. 암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으로 발병하며, 항암치료는 상상 이상으로 고통스럽다. 심지어 치료과정에서 방사선이나 화학항암제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세포는 시간이 지나며 또 다른 부위에서 새로운 암세포로 변이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처음부터 암에 대한 내성을 갖고 태어날 수 있다면 그 고통스러운 치료를 애초에 겪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암을 겪었거나 유전 질환을 가진 부모라면, 혹은 가족이 병으로 고통 받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 기술의 윤리적·유전학적 문제를 안다고 해서 마다할 수 있을까?

질병을 정복하는 기술은 인류의 눈부신 업적으로 여겨진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위대한 진보가 될지 판도라의 상자가 될지 단정할 수 없다. 그 어떤 이유든지 간에-과학적 호기심, 고통에 대한 측은지심, 더 건강하고 싶은 인간의 염원-상자를 여는 순간, 그 안에서 어떤 재앙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그 재앙이 유전적 혼란일 수도 있고 전쟁 무기가 된 합성인간일 수도 있다!

만약 인간 게놈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면 당신은 그 기술을 어떻게 이용하고 싶은가?

참고문헌:Work begins to create artificial human DNA from scratch | BBC News, ※충격※ 과학계의 금기를 깨고 탄생한 ′유전자 편집 아기′ 차이나는 클라스 94회, 세상에 없던 생명체를 만들다😱 합성생물학, 이 기술을 써도 되나요? (feat. 송기원 교수) [취미는 과학/41화 확장판] – YouTube, Synthetic Human Genome Project gets go a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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