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광구와 한일공동개발협정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1970년대,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될 수 있다는 꿈을 품게 했던 바다가 있습니다. 바로 제주도 남쪽 바다에 자리한 “제7광구(JDZ, Joint Development Zone)”입니다. 가수 정난이가 ‘제7광구’라는 노래를 발표할 정도로 국민적 기대가 컸던 곳이죠. 최근 한국 정부가 일본과 제7광구 문제와 관련된 한일공동개발협정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보도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바다에 얽힌 역사와 현재 쟁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7광구의 역사
제7광구의 탄생은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유엔 아시아극동경제위원회(ECAFE)가 동중국해 해저 지질을 탐사했는데, 책임자 에머리 박사는 1969년 보고서에서 “동중국해 전역에 대규모 유전과 가스전이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일본·중국·대만 등 주변국들이 앞다퉈 대륙붕 탐사에 나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은 이후 ‘대륙붕 광구 7개’를 설정했는데, 그중 제7광구가 일본이 주장하는 해역과 겹치면서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대륙붕 경계 획정 방식은 두 나라의 중간선을 경계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1969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북해 대륙붕 사건에서 독일의 ‘대륙붕은 육지 영토의 자연적 연장이므로 대륙붕이 발생한 국가가 중간선 넘어까지 관할권을 가가져야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제7광구가 지질학적으로 한국의 대륙붕에 속했기에 한국은 관할권을 두고 유리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는 일본 오키나와 해구와 더 가깝기에 일본은 관할권을 강하게 주장했고, 공동개발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기술력이 부족했기에 일본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제안을 수용했습니다.
한일공동개발협정(1974)
1974년, 한국과 일본은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 기간: 1978년 발효 후 50년간 (즉, 2028년까지)
- 내용: 제7광구 자원 탐사와 개발은 반드시 양국 합의 아래 진행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
1980년부터 1986년까지 양국은 총 7차례의 탐사 시추를 진행했습니다. 일부 시추공(시추 작업을 위해 뚫은 구멍)에서는 가스와 석유 흔적이 발견되었으나, 상업적으로 개발할 만큼의 규모는 아니라는 평가가 내려졌습니다.
중간선 기준의 부활과 EEZ의 도입
1982년 유엔 해양법 협약이 채택되면서, 대륙붕 경계 기준이 두 나라의 중간선으로 보편화되었습니다. 동시에 각국은 자국 해안선으로부터 200해리(370.4km)까지 자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을 갖게 되었는데, 이 제도가 일본에게 유리한 법적 환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결국 일본은 1986년 “경제성이 없다”며 공동개발에서 사실상 발을 뺐습니다.
제7광구의 자원은 정말로 경제성이 없을까?
중국은 제7광구 근처에서 이미 4개의 유전을 운영하며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를 해저 파이프로 수송하고 있습니다. 이에 일본은 중국에게도 제7광구처럼 공동개발 구역을 설정해 석유자원을 개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구역이 제7광구 경계에서 불과 850m 떨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일본이 지정학적 패권을 위해 의도적으로 한일공동개발에 소극적으로 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협정 만료 임박… 향후 시나리오
2025년 6월 22일부터 한일 어느 쪽이든 협정 종료 의사를 통보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일본의 정부 관계자는 협정종료 통보를 보류하고 검토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만약 협정이 종료된다면, 현재의 국제해양법 상 일본이 관할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한국에게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이 협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이미 동중국해에서 활발히 가스 개발을 하고 있으며, 지속해서 한국의 서해 EEZ를 침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협정이 깨질 경우 중국이 제7광구 인근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7광구는 단순히 에너지 자원이 아닌 한국의 에너지 안보, 한일 관계, 나아가 한·중·일 3국의 해양 주권 경쟁의 중심에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 입니다. 한일공동개발협정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국은 ‘검은 진주’라 불렸던 제7광구에 대해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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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기사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