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 교수 해외 이직, 최근 4년간 급증…학계 ‘두뇌 유출’ 경고음

서울대·과기원 교수들 연이어 이탈…연봉 격차와 연구 환경, 해외 정착까지 고려

국내 주요 대학 교수들의 해외 이직이 최근 4년간 빠르게 증가하면서, 한국 고등교육의 국제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연구중심 대학 소속 교수들의 이직 행렬은 ‘지식기반 사회의 붕괴’를 경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지영 의원실이 교육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5월까지 서울대 소속 교수 56명이 해외 대학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교원(2344명)의 약 2%에 해당하며, 연평균 14명꼴이다.

이직한 교수들은 주로 미국,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주요 연구국가로 이동했으며, 전공 분야는 인문사회(28명), 자연과학(12명), 공학(12명), 예체능(3명), 의학(1명) 등으로 폭넓다. 이 가운데 경제학과와 경영학과 소속 교수 이직 사례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 수준 서울대 교수도 떠나는 시대”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장을 역임한 A 교수는 “연봉 격차가 3~4배 가까이 나고, 연구 환경과 거주 지원 등 실질적 조건을 비교할 때 해외 이직을 말릴 방법이 없다”며, “이제는 미국뿐 아니라 홍콩과 싱가포르 대학들도 우수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이직 경향이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기간 중 KAIST, GIST, DGIST, 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에서도 총 119명의 교원이 이탈했고, 이 가운데 18명이 해외 대학으로 이직했다. 또한 수도권 대학으로의 이동도 활발해 지역-수도권-해외로 이어지는 ‘인재 도미노 유출’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대학원 공동화, 학계 전반의 위기 신호”

교수 유출은 대학원생 감소, 연구 생태계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전국 일반대학원 188곳 중 약 86%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인문사회계열은 외국인 유학생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재가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만큼, 해외 주요 대학은 교수 대우에 매우 적극적”이라며, “한국에서는 인구 감소보다 인재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성과보상제 도입은 시작일 뿐…구조 개편 절실”

서울대는 최근 정교수 대상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호봉제에서 탈피해 성과 중심의 보상 구조로 우수 교원을 유지하려는 시도지만, 일각에서는 이마저도 재원 한계에 따른 제로섬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정묵 서울대 교수회장(식품·동물생명공학부)은 “전반적인 인건비 증액이 선행돼야 구조 개편이 가능하다”며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강화 없이는 본질적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UHR Korea, 미국 영주권 관련 문의 급증”

해외 이직은 단기 커리어 이동이 아닌, 영구 정착을 위한 흐름으로 번지고 있다.
국제 진로 및 이민 컨설팅 기관 UHR Korea에 따르면, 최근 고등교육 종사자 및 연구자들의 미국 영주권 상담 요청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 이직이 아닌 해외 정주와 커리어 영속성을 목표로 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두뇌 유출로 평가된다.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