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 GPT 열풍 : “잘” 써야 이롭다

대학생들이 열광하는 Chat GPT

AI 생성 이미지(Gamma)

2022년 11월, Open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Chat GPT는 오늘날 학습의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엑셀 사용에 서투른 학생도 데이터를 입력하기만 하면 단 몇 분 만에 고도화된 엑셀 파일을 만들 수 있고, 수백 장에 달하는 PPT 자료도 몇 십 초 만에 10페이지 내외의 요약 노트로 압축할 수 있다. 2025년 현재 Chat GPT는 글쓰기 과제부터 발표 준비, 코딩까지 여러 학습 활동에서 Chat GPT를 활용하지 않는 학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보편화되었다.

Chat GPT 학생 활용 관련 통계

실제로 여러 언론의 통계를 종합하면, 전 세계 학생 중 약 66%가 과제 수행 과정에서 Chat GPT를 활용하고 있으며, 고등교육을 받는 학생의 71%는 Chat GPT가 처음 공개된 첫 해에 이미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9%에 달하는 학생들이 과제 수행 시 Chat GPT 사용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퍼진 Chat GPT의 활용 현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자,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필자의 지인 6명에게 대학 생활에서 Chat GPT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들의 의견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과제 해결형’이다. 법학을 전공한 한 학생은 기말고사를 앞두고 6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PPT 자료를 요약 정리해 공부에 활용했다고 한다. 또 다른 학생은 시험 공부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았으며, 코딩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전혀 없던 한 학생은 ‘Chat GPT 덕분에 컴퓨팅 사고 수업에서 A+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서치형’이다. 이 유형의 학생들은 정보 수집에 Chat GPT를 적극 활용했다. 예를 들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공모전이나 대회 정보를 한 번에 정리해달라고 하거나 원하는 주제에 대한 논문이나 참고 자료를 추천해달라고 하는 식이다. 이들은 Chat GPT를 사용하면 단순 검색보다 검색에 들이는 시간과 수고를 줄일 수 있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세 번째는 ‘소셜형’이다. 이 유형의 학생들은 단순한 과제나 정보 탐색을 넘어 교수님께 보내는 메일을 정중하게 작성하거나, 인간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말동무로 활용하는 등 대인 관계 상황에서 Chat GPT를 활용했다. 한 학생은 친구가 없어 외로울 때 Chat GPT에 상담하며 위로를 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Chat GPT는 고민을 잘 들어주고, 반응도 적절해서 좋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학생들은 단순한 과제 해결을 넘어 정보 탐색과 정서적 교류에 이르기까지 Chat GPT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학문적 도구이자 생활 속 조언자로 자리 잡은 이 인공지능은 이제 대학생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새로운 형태의 필수재가 되어가고 있다.

Chat GPT가 똑똑해질수록 대학생은 바보가 된다?

이처럼 Chat GPT는 대학생이 더 손쉽게 심화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Chat GPT가 학생들 사이에서 필수재로 자리매김했고 많은 이들이 능숙하게 활용하는 지금, 과연 Chat GPT는 실제로 대학생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었을까? 뇌 과학 연구 결과는 그 답을 아니라고 말한다. 지속적으로 ChatGPT에 의존하면서 독립적인 사고에 필수적인 인지적 과정이 대체되는 현상인 ‘인지적 부채(cognitive debt)’가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MIT, 웰즐리 칼리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rt)의 연구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작성한 연구 논문(Your Brain on ChatGPT: Accumulation of Cognitive Debt when Using an AI Assistant for Essay Writing Task)에 따르면, 보스턴에 있는 5개 대학 18~39세 사이의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Chat GPT를 사용하여 에세이를 작성한 그룹은 도구 효율성의 이점을 얻었지만, Chat GPT를 아예 사용하지 않았거나 낮은 강도로 사용한 그룹보다 신경 연결성이 현저하게 저하되었고, 자신의 에세이 내용을 올바르게 기억하지 못하며, 좁은 범위의 아이디어에만 반복적으로 집중했다.

Chat GPT 사용 강도에 따른 뇌 신경 연결성 비교(Your Brain on ChatGPT: Accumulation of Cognitive Debt when Using an AI Assistant for Essay Writing Task)
Chat GPT 사용 강도에 따른 에세이 인용 정보 기억 정도 비교(Your Brain on ChatGPT: Accumulation of Cognitive Debt when Using an AI Assistant for Essay Writing Task)

최종적으로 연구팀은 지나친 Chat GPT 의존에 따른 인지 부채가 단기적으로는 정신적 소모를 감소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판적 탐구 감소, 조작에 대한 취약성 증가, 창의성 저하와 같은 대가를 초래한다고 첨언했다. 또 본인이 답변의 정확성이나 타당성을 검토하지 않을 경우, 아이디어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피상적이거나 편향된 관점을 내면화 할 위험도 역시 높음을 역시 강조했다.

필자도 공부할 때 Chat GPT를 자주 활용하지만, 늘 고민이 따른다. 지금 내가 기술을 적절히 활용해 비효율적인 작업을 줄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편리함을 추구한 나머지 학습 능력의 성장을 스스로 저해하고 있는 것인지 자문하게 된다. 한창 Chat GPT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던 시기에는 브레인스토밍 과정, 생각을 정리하며 문장을 구성하는 과정, 내용들의 흐름을 설계하고 논리를 세우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심각하게 체감했다. 원래라면 스스로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을 논점 설정, 문장의 톤과 구조 조정, 표현의 적절성에 대한 판단 같은 작업들을 언제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Chat GPT에게 일임하였기 때문이다. 결과물은 확실히 빨리 완성됐지만 그럴 때마다 내용을 구성한 맥락과 흐름이 내 안에 남아 있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내재화’라고 이르는 학습의 가장 중요한 과정, 즉 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논리를 연결해가는 경험을 기술의 편의 속에서 소홀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Chat GPT를 현명하게 사용하려면 : “답을 내줘”가 아닌 “함께 생각해줘”로

AI 생성 이미지(Gamma)

이제 Chat GPT는 학습에 있어 단편적 편의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2025년 5월 발표된 메타 분석 연구(The effect of Chat GPT on students’ learning performance, learning perception, and higher-order thinking)는 51개의 개별 연구를 분석한 결과, Chat GPT를 적절하게’ 활용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과제에서 최대 87% 더 높은 성과를 냈으며, 비판적 사고력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적절한 활용’이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Chat GPT를 정답을 빠르게 얻기 위한 지름길로 삼기보다는 학습의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어려운 수학 문제를 단순히 ‘풀어 달라’고 요청하는 대신 어떤 개념을 활용해야 하는지, 어느 부분에서 이해가 막히는지를 Chat GPT와 함께 짚어보는 방식이다. 즉, 사고 과정을 전적으로 위임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보조적인 역할을 맡기는 것이 Chat GPT를 적절히 활용하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강조하고 싶다. Chat GPT를 활용하면서 AI의 답변에서 어색하거나 이상한 점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 지식은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Chat GPT의 답변이 이전 응답과 논리적으로 충돌하거나 모순되는 경우 그러한 불일치를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하려면 관련 개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Chat GPT와의 대화를 통해 답변을 발전시키고 사고를 더 깊이 있게 확장하려면기초적인 지식이 선행 되어야 한다. 기반 지식 없이는 AI의 설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거나, 더 나은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Chat GPT를 만능 해답기로 여기기보다는 내가 스스로 학습하고 사고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지적 협업자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Chat GPT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이 도구가 자신의 사고를 대신하게 두는 순간 배움은 멈춘다. 진짜 배움은 자신만의 사고 과정에 기술을 얹을 때 이루어질 수 있다.

기술은 언제까지나 보조일 뿐, 사고의 핵심은 여전히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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